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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uter Vision을 위한 뇌 역공학 (9) - 진화

빠릿베짱이 2013. 5. 1.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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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의 발달은 캄브리아기에 껍질이 변한 겹눈이 처음 나타난 5억 5천만년전에 시작됐다. 오늘날 인간이 된 조상은 여러 감각 중 이 시각을 다른 감각에 비해 급격히 발전시켰다. 그리고 그 첫 출발은 8800만년전으로서 이때로부터 지금까지, 5억 5천만년이란 총 기간의 20%가량의 기간에 해당한다.

1억년 전부터의 계보는 다음과 같다.

나무땃쥐(투파이아) --> 날원숭이(콜루고) --> 여우원숭이(리머) --> 안경원숭이(타시어) --> 긴팔원숭이(기번) --> 영장류(고(프리미트)

이상은 DNA 근친관계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조사에 의한다. (콜루고는 비교적 최근에 계보에서의 중요성이 밝혀졌다.) 이것이 가장 널리 인간의 계보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주장의 확신이 신적인 정도인 도킨스의 책, "조상이야기"The Ancestor's Tale, 2004 을 따랐다. (도킨스는 그러나 좋아하지는 않는다. 특히 캄브리아기 종 대폭발에 있어서 '눈'의 역할에 대한 그의 과소평가때문에 더욱..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에 대한 적의가 너무 심하다. 이 분..)

맨 먼저, 두가지 사항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하나는 회의적이며 종의 진화를 살피는데 보편적이 질문이며 다른 하나는 진화에서 나타난 순서가 필연적이어야했는지이다.

먼저 첫번째 질문을 살펴보자. 다행히도 위 원숭이들은 화석만으로 존재하는게 아니라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현재 보이는 특성이 우리의 조상도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다고 보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 가지가 갈라지며 그들은 우리의 조상과는 다른 세부특성을 더 발전시켰을 수도 있고 또 그들이 가지는 어떤 특성은 그들이 인간으로 진화해가지 못 하게끔 한 방해요인이 되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진화에서 나타난 특성의 획득순서가 필연적이어야 했는지이다. 즉, 순서가 뒤바뀌는 것도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었을지 이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인간의 조상이 따른 순서가 필연적이었다고 본다. 그리고 이는 당연히 당시의 환경이 결정했다. 즉 환경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솔직히 우주의 모든 역사가 인간의 탄생을 위한 것이었다는 인간원리를 사실로 믿고싶을 때가 많다. 이는 그냥 이 정도에서 접자. 만약 순서를 바꾸어 역공학을 추구했을때 이 경로보다 효율적이라면 그것이 반증일 것이다.

이 두 의문을 가볍게 염두에는 두고 긴 기간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자. 앞으로의 논의에 있어 핵심어는 4가지이다. 직립, 손의 정교해짐, 시각처리 그리고 피드백.. 이들은 하나로 얽혀 관계맺게되는데 그 중에서 특히 한가지 핵심적인 단어로의 추구를 드러내고 있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보인다.)

1. 나무땃쥐 (투파이아)

 

 

나무땃쥐(투파이아)

나무땃쥐(또는 나무두더쥐)는 지구상 공룡의 대부분을 멸종시킨 KT멸절 후에 지구의 지배자가 된 모든 포유류의 조상이다. 투파이아는 작은 몸체의 덕을 받아 빠른 몸놀림으로 얼마 안 되는 식량을 찾아내어 살 수 있었다. 소행성 충돌 이후의 긴 암흑 속에 고도가 높은 나무들에서 이파리들이 자라나기 시작했는데 투파이아 중 다리와 다리사이의 피부가 늘어난 일부가 먹이를 움켜쥐기 위해 과감히 나무에서 나무로 몸을 던졌다. 이들이 날원숭이(콜루고)이다.

2. 날원숭이 (콜루고)

 

 

 날원숭이(콜루고). 아직 전방시(앞으로 몰린 눈)를 획득하지 못 했음을 볼 수 있다.

오늘날의 날다람쥐와 비슷하게 살고 일부는 박쥐로 분화된 날원숭이들은 나무와 나무 사이를, 사실 상 몸에 붙은 넓은 피부인 날개를 펼쳐 날아다녔다. 나무 위에서의 자연스러운 움직임, 그것은 영장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끝나게되는 인류의 직계조상의 특징이었다. 이들이 나무 위에서 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처음에는 높은 나무가 그나마 햇빛을 받아 싱싱한 잎을 틔울 수 있어서였겠지만 나중에는 형제인 나무땃쥐의 후손들이 강력한 포식동물이 되며 땅위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나무 위에서 사는 원숭이들에 있어 "나무에서 떨어짐"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이 시기에 날원숭이들은 나무와 나무 사이의 거리파악을 위해 원시적인 입체시를 전체 역사에서 처음 얻었다. 이들의 입체시는 그렇게 정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것은 이들의 다소 거친 착지(다른 나무에의)와 아직 완전히 전방시가 되지 못한 그들의 눈의 구조로 볼 때의 추정이다.

2. 여우원숭이 (리머)

그림. 마다가스카에서 최근에 발견된, 원형을 간직한 여우원숭이

그렇다. '마다가스카'에 나온 귀여운 그 녀석들이다. 아프리카 서안의 이 섬이 우리 인류의 계보와 진화과정을 밝히는데 얼마나 보물같은 곳인지, 그리고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에 대해서는 설명을 생략한다. (마다가스카를 잃으면 우리는 정말로 큰 손실을 입게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날원숭이에서 진화한 리머들은 보다시피 날개를 잃어버렸다. 하지만 나무에서 나무로 뛰어다니는 습성만은 버리지 않았다. 비록 긴 비행거리를 희생시켰지만 그들의 뛰어다님은 더 정교해졌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들은 어떤 신체기관을 정교화시켰다. 날개를 버리면서 얻은 그것은 바로 손이다. 그들의 손과 발이 콜루고보다 비약적으로 정교해졌음을 눈여겨 보자. 아울러 이들은 눈 역시 발달시켰음을 볼 수 있다. 우리가 사진을 볼 때 눈의 상대적인 크기가 들어오지만 이는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크기는 습성이 야행성인 경우에 커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것은 배치된 모양이다. 리머에 이르러 눈은 전방을 향한다.. 이는 땅위 최고의 사냥전문가인 고양이과 동물, 그리고 밤에 그러한 올빼미와는 독립적으로 얻은 성과이다. 전방시야는 거리를 정확히 계측하는데 필수이다. 포식자인 고양이과 동물과 올빼미들은 목표물과의 거리산정을 위해 전방시야를 획득했다. 그러나 이들은 나무사이의 안정된 도약을 위해 이를 발달시켰다. 무엇보다 리머가 다른 전방시 동물들과 달랐던 점은 손의 정교화를 수반했다는 점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며 여기에서 원숭이과 동물이 왜 지구를 정복할 수 있게된 원인이 나온다. 이는 직립이 가능해진 시점에서 이야기 하겠다. 한가지만 말해둔다면, 시각의 발달과 손의 정교화가 서로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모두 하나의 뇌내현상에서 비롯한다. (이상은 주관적 의견이다.)

3. 안경원숭이(타시어)

타셔에 있어 이미 리머에 대해 보았던 진화의 방향은 더욱 명확하다. 그들의 손가락과 발가락은 더 길어졌으며 눈은 더 중요한 감각기관이 되었다. 그들이 항상 움켜쥐고 있는 것을 보라. 나뭇가지.. 이것은 계산시각모형가인 Binford가 이미 말한 일반화된 원통(Generalized Cylindar)의 원형이 아닐 수 없다. 시각과 손의 관계를 여기에서 논해보자. 시각은 피드백 프로세싱에 도움을 받는다. 예측이라는 뇌내 피드백 프로세싱의 본질을 생각해볼 때 이의 효과를 배가하는 방법은 '검증'이다. 즉, 피드백으로 이루어지는 '예측'이 과연 맞는 것을 예측했는지의 검증이 따른다면 이른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이 가능해져 비약적인 세련화가 가능해진다. 그러면 시각정보에 대한 예측에 가장 좋은 검증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손으로 직접 만지는 것이다. 선천적으로 시각이 없는 사람도 만지는 것으로 뇌안에서 기하학적인 대상을 그려낼 수 있다. (그리고 사실 눈이 정상인 사람보다 더 정교하다.) 손이 물체의 굴곡을 정밀하게 감지할 수록 검증의 정확도는 올라간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길고 가는 손가락을 가지는 것이 당연히 더 유리하다. 타시어와 리머는 이런 긴 손가락으로 곤충이나 열매의 기하학적인 모형을 뇌안에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검증은 예측에 뒤이어 바로 이루어지기에 뉴런의 망각이 이뤄지기 전에 기억을 강화할 수 있다. 그리고 당연히 이는 더 세련된 움직임과 예측 행위로 이어진다.

4. 긴팔원숭이(기번)

긴팔원숭이에 이르러 비로소 직립이 가능해졌다. 직립은 손을 더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해주었다. 이는 즉, 시각의 예측프로세스가 검증에 의해 훨씬 더 강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동물 중 이른바 영리하다고 하는 동물들(예를 들면 곰, 유인원은 당연히..)이 상당히 직립이 자유로움을 떠올려보자. 그들은 또하나, 호기심으로 특징지워지곤 한다.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또 더 강한 호기심을 이끄는데는 자유로운 손, 그리고 직립이 따라주어야 한다. 사실 시각은 부차적이다. (독수리가 호기심이 있는가?)

도킨스에 따르면 기번은 영장류도 통틀어 직립이 가장 자연스럽다. (영장류는 오히려 땅으로 내려오며 빨리 달릴 필요때문에 앞발을 발처럼 써야했을 것이다.) 기번에서 일부는 오랑우탄으로서 나무 위 생활을 그대로 이어갔다. 다른 두 종은 차례로 땅위로 내려오기 시작한다. (고릴라와 침팬지)

5. 침팬지

침팬지는 바로 이전에 갈라져나간 고릴라와 함께 땅으로 내려온 첫 원숭이이다. 전반부에는 순전히 진화론적인 추정을 얘기할까 한다. 이들이 땅으로 내려올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 그들이 강한 팔힘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랜 나무 위 생활을 통해 그들은 비율적으로 굉장히 거대한 팔뼈와 근육을 가질 수 있었다. (오랑우탄 한마리는 스모 선수를 너무 쉽게 쓰러뜨린다. 온순해보이지만 성인남성이 결코 당해낼 수 없는 그들의 팔힘이 착안해 최초의 추리소설-모르그가의 살인이 씌어졌다.) 거기에다 그들은 단체행동이 가능했다. 이는 적에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자.. 땅위에 내려왔을때 가장 무서운 적은 역시 개과와 고양이과의 포식동물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침팬지의 서식영역에 침팬지를 포식하는 이 두 과의 동물은 없다. 이는 조상 중 누군가가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겨, 유인원류를 싫어라하는 놈들을 남겼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들의 거대한 망치같은 손에 의한 잔인하고 필사적인 협동공격은 표범 정도는 거뜬히 이겼으리라 생각한다. (지금도 마사이 족은 3명 정도가 협동공격으로 사자를 죽인다. 두개골을 파괴해서..) 진화의 관점에서, 이들의 땅위 생활은 그들의 호기심이 더 잘 충족되게 되었음을 뜻한다. 자극의 대상은 더욱 많고 여러 다양한 행위속에, 나무위에서 떨어질 위험은 사라졌다. 그들은 도구를 사용하기 까지 하게 되었음을 우리는 잘 안다. 여담으로 침팬지는 매우 잔인하고 냉혹하다. 그들의 리얼한 행태는 심약한 사람은 충격을 받을만큼 잔인하다.

이상에 있어 우리는 입체시(초기에는 움직임시야에 의한)의 발달, 손의 정교해짐, 직립이 어떤 식으로 원숭이를 사람답게 만들었는지 보았다. 그런데 이 모든 현상의 근저에는, 피드백 경로의 비약적 증가가 원인으로 자리잡았다고 나는 주장한다. 피드백 경로의 막대한 증가야말로 원숭이를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던 진짜 원인이었다. (이 결론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더 쓰지 않음을 양해바란다.) 이상에 대해 자세히 알고싶은 분은 'Evolution of Nervous Systems - A Comprehensive Reference. (2006)'이란 자세한 책이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참고자료]

조상이야기 - 리쳐드 도킨스

Wikipedia

블로그 '안개속의 진실을 찾아서...' (http://hosunson.egloos.com/2308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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