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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uter Vision을 위한 뇌 역공학 (4) - 시교차

빠릿베짱이 2013. 5. 1.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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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맥락을 위해서는 중요치 않지만 상식적으로 알고 넘어가야할게 시교차 입니다.

아래의 그림을 보면, 눈으로 부터 나온 시신경 다발(각각, 망막의 강글리온 세포로부터 뻗은 하나의 신경선입니다.)이 둘로 나눠어 그 중 하나가 뇌 중앙 쯤에서 교차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왼쪽 눈이 보는 것은 오른쪽 뇌가 처리를 담당하고 오른쪽 눈은 왼쪽뇌가 그러하다라고 말하지만 그 말은 부정확합니다. 눈 부분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중앙을 중심으로 좌우 망막들이 각각 다른 신경다발로서 나갑니다.

그래서 좌측눈을 기준으로 관자놀이쪽(temporal)과, 우측눈의 같은 왼쪽시야가 같은 신경다발(초록색)로 전달되어 좌뇌에서 같이 처리되고 왼쪽눈의 코쪽(nasal)과 오른쪽의 오른쪽이 마찬가지로 취합되어 우측뇌로 들어가는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각 눈으로부터 나온 신경다발이 교차부분에서 나뉘어져 절반은 그대로 절반은 반대쪽으로 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왜 이러해야하는가? 그리고 진화 중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나..

 

 

먼저 진화 중 언제부터 이게 생겼나에 대해서.. 일단 척추동물문의 제일 하등한 그룹인 어류에서부터 이미 이러한 시교차(Optic chiasma, 옵틱 카이아즈머라고 읽습니다) 구조는 관찰됩니다. 따라서 이는 척추가 생기면서 같이 생긴 오래된 구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자 그러면, 모든 육상동물이 어류로부터 진화해왔으므로 이런 기묘한 구조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이해가 되는데, 그럼 왜 어류는 그런 구조를 가져야만 했던건지.. (여기서부터는 제 추정입니다.)

어류는 아래 그림처럼 물속에서의 생활을 위해 유선형의 머리를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유선형인 머리는 좌우대칭인게 자연스럽죠. 왜냐하면 바다속도 좌우대칭인 세계이니까.. (사실 육지도 그렇고 그래서 결국 눈의 망막이 좌우가 분리되어 처리되는 구조가 발생된 거겠죠.)

그러나 처음에는 아마 교차의 양상이 뚜렷하지 않았던 어류도 그림처럼 각 눈이 완전히 양쪽시야를 나누어 담당하게 되면서 시교차가 선택된 것 같습니다. (이는 피포식자여서 포식자를 빨리 발견하기 위함입니다. 오늘날 육지의 초식동물들도 이와 유사하죠. 사슴이 대표적이죠.)

 

 

사실 위의 논리에는 몇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습니다. 즉, 오늘날 육지의 초식동물에게도 보이는 이런 360도 시야를 위한 좌우눈의 약할분담이 시교차를 낳았는지 그 전에 이미 시교차 구조가 다른 이유로부터 발생했는지 말이죠. 이는 아마 눈이 최초로 생명체에 달리기 시작한 캄브리아기 동물을 조사해야 알 수 있을 문제일 것입니다. (그리고 또 이 시기는 현재의 분류체계 상의 동물들이 거의 다 나타난 시기여서 더 적합하죠.) 그러나 애석히도 이 시기 동물 중에 뇌조직을 남기고 있는 동물이 없는 관계로 이는 알 수가 없습니다. 캄브리아기 눈의 발생에 대해선 더 하고싶은 얘기들이 있지만 맥락과 관계 없으므로 패스하고요..

그런데 사람처럼 눈안의 망막들이 좌우로 나뉘어 전달되는 더 정교한 양상은 일부 동물에서만 나타납니다. (어떤 동물이 그러한지는 조사를 못 했습니다.) 아무튼 그로 인해 사람은 기묘하게도 정면을 응시할때 대략 중앙에서 오른쪽 절반의 시야는 왼쪽뇌가, 나머지 시야는 오른쪽 뇌가 담당합니다. (중복이 있기 때문에 그래도 딱 떨어지듯 절반이 되지는 않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seen by left eye의 중앙으로부터 양쪽이 왼쪽 눈에서 두 망막부분이 나누어맡는 시야입니다.)

 

그럼 왜 이래야만 하는가? 아니, 이래서 좋은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야겠는데요. 이는 거꾸로 이렇지 않았을때 무엇이 나쁜가를 생각해보는게 도움되겠습니다. (사실 이 방법밖에 없기도 하죠.) 저는 대략 다음 두 이유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1. 가장 중요한 것은 뇌가 시야의 모든 영역을 처리하는 부담을 안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망막의 좌우시야 분리와 시교차 구조가 결합됨에 따라 각 뇌는 100%의 시야가 아닌 60%가량의 시야부분만을 처리해도 되게 되었습니다. 뇌로선 편하고 일을 더 잘 할 수 있게 되는거죠.

2. 눈이 다칠 확률이 뇌가 다칠 확률보다 확실히 훨씬 적습니다. 만약 한쪽 눈이 완전히 다치게되어도 우리는 100%의 시야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드물겠지만 한쪽 뇌의 시각처리 시스템이 완전히 망가진다면 기묘한 시야를 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위 두가지일 겁니다.

시교차라는 구조는 확실히 최초에 밀도가 높은 유체(바닷물 속)을 헤엄치며 살아야했던 조상(물고기)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구조였을겁니다. 하지만 그것이 긴 세월이 지나도 살아남아 이런 이점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는 점은 재미있습니다.

다음 그림은 오늘 배운 것을 총정리해줄 수 있는 그림입니다. 다소 복잡하나 아는 부분만 취하면 되겠습니다.

 

이상 시교차에 대한 설명을 마치고 외측슬상핵(LGN)으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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